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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게임리뷰 - KOEI 삼국지 영걸전 시리즈 첫 번째 - 삼국지 영걸전

 

 
 

 

게임을 좋아하는가? 게임이라는 것도 문화의 종류이다. 개인의 성격, 기호 등 사람마다 다양하고 똑같은 사람이 없듯이 게임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즐겼었고, 앞으로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게임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예전부터 :
'삼국지'에 관련된 작품은 매우 방대하며 그중 게임과 관련되어서도 많은 콘텐츠가 존재한다.
삼국지를 배경으로 탄생한 많은 게임 중 누구나 한 번쯤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겪었을 KOEI 사의 영걸전 시리즈에 대해 소개한다.

2009년 합병을 거쳐 현재는 'KOEI TECMO'이다.

영걸전의 제작과 개시를 시작으로 턴제를 기본 베이스로 만든 SRPG 방식의 게임이다. 첫 작품인 영걸전을 시작으로 마지막 조조전을 끝으로 총 5개의 작품(영걸전, 공명전, 모리 모토나리, 노부나가전, 조조전)이 발매되었으나 국내에는 심의 상 문제로 인해 일본 시대를 바탕으로 한 모리 모토나리노부나가전은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았다. 순차적으로 이번 포스팅을 시작으로 정식 발매가 된 3개의 작품 - 영걸전, 공명전, 조조전에 대해 차근차근 이야기해보겠다.

모리 모토나리(좌), 오다 노부나가전(우) 이 작품들은 발매가 되지 않았다.


 

1. 삼국지 영걸전(1995)

KOEI의 첫 번째 작품 영걸전이다. DOS 기반의 SRPG로 플레이어는 삼국지 주인공 유비가 되어 삼국지 연의를 기반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즉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삼국지와 스토리 라인이 비슷하며, 유비의 시점으로 전체적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연의의 내용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일정 분기마다 등장하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해 진행 방향이 나누어지고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기도 한다. 

유비가 되어 한조 부흥이라는 목적을 갖게 된다.


삼국지에 관련된 게임을 경험해왔던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플레이를 해보거나 혹은 여러 매체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명작으로 뽑히며 DOS 기반의 작품이라 접근성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개인방송이나 유튜브와 같은 여러 플랫폼에서 다루어지는 것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초기작 기준, 발매 시기가 워낙 이르다 보니(1995년) 게임 자체 완성도는 떨어지는 부분이 요소요소 존재하며 그 중 공통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은 바로 '높은 난이도' 이다

영걸전의 난이도를 요약한 만화.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 출처 '마사토끼' 블로그



 

어린 시절, 영걸전을 시작한 많은 사람들을 좌절시킨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사용할 수 있는 변수가 적다
후술할 조조전과 같은 작품들에 등장하는 회심의 일격(크리티컬 개념), 연속 공격, 회피 등과 같은 개념이 없기에 정해진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AI와 플레이어 간의 차이가 적고, 이러한 부분은 유닛 배치, AI의 활동 범위 계산과 같은 고난도의 한정된 전략적 플레이만 가능하게 만들었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변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단순 계산법에 의거하여 입력된 인공지능보단 사람인 유저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90년대에 개발된 게임상 인공지능 연산범위가 작다.) 그러나 아주 심플하게 최소한의 요소만 있다보니 소위 머리를 굴리는 플레이 경우의 수가 매우 적고, 오로지 공격력과 방어력 등 한정적은 스펙에만 의존하는 게임이 된다. 그런데 영걸전의 제작진은 이러한 기본 수치를 너무 자비없게 만들었다!

때리면 때리고, 맞으면 맞아야 한다!


(2) 현저한 스펙 차이와 현실적인(?) 반영
위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AI와 플레이어가 동등한 입장에서 붙으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격력과 방어력 같은 기본 수치와, 이런 요소가 반영이 되는 레벨과 장비이다. 그런데 영걸전은 플레이어가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긴다는 가정하에 AI는 늘 나보다 까마득하게 높은 레벨이며, 이쪽은 기본 저급 장비로 버티는 반면 반대쪽은 죄다 보물을 도배하는 아득해지는 상황을 만들어버린다.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선사한 조조의 스펙

그리고 무엇보다 플레이어는 유비를 플레이하게 되고, 연의 상에서도 유비는 상대적으로 타 군주에 비해 초반에 빈약한 인재풀을 가진 점을 하필 철저하게 반영하여 초중반 유저에게는 처음 들어보는 별 이상한 장수만이 주어지게 되어 난이도가 높아지고, 진행할수록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힘들게 키워 놓은 장수 가 갑자기 이벤트로 죽어버리는(,,,) 충격적인 상황까지 겹쳐 유저들에게 빅엿을 선사한다.

영걸전을 해본 사람만 안다는 번궁과 애써 키워놨더니 갑자기 사라지는 영감님. 형이 갑자기 거길 왜 가?
AI의 레벨 인플레이션을 감당하지 못하여 등장한 1599 엽기 플레이 - 출처 '마사토끼'님


(3) 시스템적 한계. 중간 세이브/로드 불가
마지막으로 기술적 한계인지 영걸전은 전투 중 세이브/로드 기능을 지원을 하지 않는다. 즉 플레이 도중 실수로 삐긋하여 장수가 죽거나 어긋나게 되면 극단적으로는 다시 처음 1턴부터 시작해야 한다.

저장은 오로지 매 회 분기에서만 가능하다
높은 난이도로 인해 탄생한 엽기적인 플레이. 이쯤 되면 KOEI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러나

상기 서술한 단점들로 인해 영걸전이 실패한 작품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영걸전 발매 후에 탄생한 많은 작품들의 초석이 되었다는 점 자체만으로 명작으로 평가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하며, 높은 난이도로 인해 개고생한 많은 화자들에게 기억되고 그로인하여 오늘날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되고 플레이되고 있으며 추억의 한 편으로 자리잡았다. 오늘날에는 단점으로 지적받은 높은 난이도가 현재는 오히려 많은 이들을 다시 끌어드리고 있으며 하나의 아이덴티로 자리잡아있다.

오늘날까지 널리 플레이 되는 영걸전. 영걸전은 무려 20년 이상 된 게임이다

 또한 기존의 연의의 방대한 내용을 게임에 잘 함축시켜 놓았고 유저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분기를 제시하여 책으로만 읽는 것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유비의 시점으로 삼국지를 즐길 수 있다. 한실 부흥에 실패하여, 유비 한정 비극으로 끝나는 삼국지와는 달리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 보았을 가상 스토리(유비의 한실 부흥 성공)를 만들어 낼 수도 있으며 유저로 하여금 이를 실행할 수 있게 하는 것 자체가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유비가~, 제갈량이~ 등, 한 번쯤은 상상해보지 않았는가?


연의의 내용을 따라가는 사실 모드도 존재한다.

 

 

영걸전 리메이크 - 삼국지 영걸전 리파인

 

이러한 고유의 스토리라인과, 과거의 추억 등 이 모든 것이 합쳐서 현재 시점에 맞게 리메이크되고 계속해서 연구되고 있다. 발매한지 비록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영걸전이 주는 독창적인 매력 또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과거의 추억을, 누군가에게는 현재의 신선한 재미를 위해서 한 번쯤은 다시 플레이할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았는가?